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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hicle trips, in norway

e1. 막연한 경계심으로 대하지 마라. 어려울것 하나 없다.
자동차 여행은 그 어떤 여행 보다 자유로웠고, 편했고, 신경쓸 부분도 적었다.

e2. 그리고, 별로 걱정할 것 없다는 말에 휘둘리지 마라.
망설이는 마음을 부추기는 인터넷의 글들, 여러권의 책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전혀 걱정도, 신경도 쓰지 마세요" 라고 하는 말들을 전적으로 따른다면 그 책임은 모두 나의 것이다.


아무리 쉽다 한들, 공부하고 대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책임 져 주지 않는다. "부담갖지 마세요." 와 "신경쓰지 마세요." 는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

X-T1 (35mm, f/1.4, 1/7000 sec, ISO800)

 

첫째, 자동차 고르기

필요 이상 크거나, 너무 작은 차로 선택하지 말것.
한적한 도로를 달리기에 마음 놓고 평소 몰던 자동차 보다 너무 큰 차량을 선택한다면, 고생하기 쉽다.
물론, 여행 짐이 많아 클 수록 편하고 차량의 힘도 좋다. 하지만, 노르웨이 도로는 편도 1차선(왕복으로는 2차선) 이 대부분이고, 중앙선 없이 왕복으로 차선 하나만 쓰는 곳도 굉장히 많다.
더군더나, 우리와는 다르게 철저히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면허증을 발급하는 국가의 운전자들과 상대하려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의 차량은 민폐 이기 이전에 스스로 위축되기 쉽다.
작기로는 기아 자동차의 모닝도 잘 다니고, 골프 동생 폴로, 아우디 막내 A1 모두 뽈뽈뽈 잘만 다닌다.
하지만, 여행 시에는 짐 무게도 만만치 않고 동승자가 있다면 그 무게를 경차나 소형차가 소화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되도록 유럽차종으로 준중형 차량 이상을 고르는것이 적합하다.
산악 지형이 많은 노르웨이 에서는 배기량 넉넉한 힘 좋은 차량이 유리하기 때문에, 무작정 연료소모에 인색한 일본 차 보다는 유럽 태생의 차량들이 조금은 더 수월하다.

물론, 큰 차이는 없다.
유럽과 일본 모두 엔진 다운 사이징이 대세 이긴 하지만, 일본은 연료비 절감과 '필요외'를 줄이기 위함인 반면 유럽은 '환경 규제'로 목적과 이유가 조금은 달랐기 때문에 조금은 유럽차종이 여유가 더 있다.

가장 많이 고민 되는 부분은 변속기일 터,
수동차량이 대부분인 유럽, 특히 노르웨이 에서는 자동 트랜스 미션으로 차량을 빌리기란 만만치 않다.
웃돈을 주고 예약하고 가서도 자동 미션 차량이 없으니 돈 더주고 벤츠나 아우디 같은 고급차량을 빌려가던가, 그냥 수동 차량으로 가져가라고 배 째도 차 등급에 대한 예약이 보장될 뿐 미션이나 연료타입에 대한 보장된 예약은 아니기에 할말은 없다.

중형 차량부터는 수동 차량에도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어 있고, 교통 상황이 복잡하지 않아 수동 차량이라 한들 힘들거나, 불편한점은 없지만
익숙치 않은 사람에겐 최소 한시간에서 세시간 정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한점을 기억하자.

10년도 넘게 수동 차량만 몰고 있는 입장에서도 겪어 보지 않은 차량 환경에 여행 중 몇번 시동을 꺼 드셨다.
국내 수동 차량은 토크 높고 회전수 낮은 디젤 트럭이거나 (평지 2단 출발이 기본) 가벼운 승용차량 중 수동 미션이 들어갈만한 차들은 스포티한 타입의 가솔린 차량정도 인데, 도착하여 받아든 볼보 V60은 승용 차량에 디젤 타입, 수동 미션 조합이라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저회전에서 부터 토크가 높아 자칫 롤러코스터 처럼 몸이 뒤로 젖혀질듯 하고 그래서 힘을 빼면 조금 언덕진 곳에서는 여지 없이 엔진이 꺼진다.

엔진 폭발력은 좋지만, 시동성은 좋지 않은 디젤인데다, 관리가 잘 될리 없는 렌트 차량은 더욱이 좋지 않기에, 가솔린 차량이라면 아차 모자란다 싶을때 가속페달을 밟거나 클러치를 밟으면 꺼져가던 불씨도 살려낼수 있다지만 그녀석은 그런 여유 따위 주지 않더라.

무튼, 시동 꺼먹고 다시 시동 걸어 출발 하는 와중에도 조급하게 뒤에서 재촉하거나, 욕먹는 일은 없으니

 

X-T1 (95mm, f/5.6, 1/2500 sec, ISO800)

 

둘째, 경로 선택

주행과 관광을 모두 하려면 지나치게 무리한 이동거리는 피로를 누적 시킨다.
일평균 주행거리는 200Km~300Km 사이가 적당하다. 특히 볼거리가 많은 중부지방은 100~200Km 정도로 잡아야 자주 차를 세우고 경치를 즐길 여유가 있다.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는 55~60Km 이지만, 실제 소요되는 시간은 200Km 는 5시간, 300Km 는 7시간 정도 소요 된다. (중간 휴식시간, 중식 시간 포함)
숙소에 도착하면, 주변 볼거리를 놓친 채 휴식에만 전념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200Km 내외가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된다.

조금 무리가 된 안좋은 예.

1일차 7Km (Oslo 공항에서 숙소까지)
2일차 340Km (숙소에서 Flam, Stegastein 왕복)
3일차 413Km (Flam 에서 Bergen 왕복)
4일차 320Km (Flam 에서 Geiranger, 전망대 왕복)
5일차 167Km (Geiranger 에서 숙소 거쳐 Alesund 왕복)
6일차 340Km (숙소에서 Atlantic ocean road 거쳐 Trondheim)
7일차 308Km (Trondheim 에서 Tretten 숙소)
8일차 185Km (Tretten 에서 Lillehammer 거쳐 Oslo 공항)

일정이 넉넉치 않다면, Alesund 또는, Kristiansund 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올것. 그 위쪽으로는 볼만한 풍경이 비교적 평이하다.
Andalsnes 정도까지만 찍고, Dombas 를 거쳐 Rondane 국립공원을 지나, Oslo 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

 

X-T1 (35mm, f/1.4, 1/2500 sec, ISO800)

 

셋째, 정보

출발전, 도로 표지판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인쇄하여 지참.
특히, 통행 방법, 우선권, 추월금지, 주차 안내에 관한 표지판은 가장 필수적이고 유용하다.

가장 간과하게 되는 부분이 그 나라의 도로 문화와 교통체계이다. 우측통행인지만 관심있게 확인 할 뿐 자세한 내용은 찾는 사람도, 정리해둔 사람도 잘 없다.

노르웨이에서는 항시 전조등을 켠다.

요즘 차량에는 데이라잇 기능이 있어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곳에서는 주간 전조등 점등이 법으로 정해져있다. 차량이용시 라이트 모드가 오토로 되어있지 않은지 확인 하고, 반드시 오토가 아닌 전조등을 켠다.

더불어, 상향등 작동법이 다른 경우가 있다. 두단계로 당기어 상향등을 켜면 상향 고정이 된다. 유럽 운전자들은 상향등에 매우 민감하며, 자칫 실수로 라도 깜빡이게 되면 바로 반대차선에서 항의+안내 상향등 세례를 쉴새 없이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상대 운전자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직접적인 영향으로 반드시 신경쓰자.(어두운 터널이 많아 전방에 차량이 없을 경우 상향등 사용이 잦다.)

로터리에서도 깜빡이를 켠다.

로터리는 왼쪽에서 오는 차량이 우선이다. 만약 다가오는 차량이 우측 깜빡이를 켜고 내가 진입한 방향으로 빠져나가려는 의사를 표시한다면 진입준비를 하다가 빠져나가는 상황을 확인 한 후 바로 진입하면 된다.

진입시 바로 오른쪽 출구(3시 방향)로 나갈예정이면 우측 깜빡이를 켜고 차선 우측으로 붙어 진입한다.

만약 바로 우회전해서 나갈예정인데 차선 좌측에서 진입하게 되면 뒷 차량이 우회전하려고 내 오른쪽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접촉사고 위험이 있다.(차선이 하나여도 진입시에는 그들만의 경계가 있다.)

12시 방향(직진) 혹은 9시 방향(좌회전) 으로 갈 예정이라면, 진입시 차선 왼편에 붙어 진입하며 좌회전 깜빡이를 넣고 나가고자 하는 출구 전에 우측 깜빡이를 다시 넣는다. 크게 내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룰은 아니지만, 나가려는 의사표시(우측 깜빡이)를 하지 않으면 진입하려는 차량이 들어오는 타이밍을 놓친다.

대부분이 지키고 있는 서로를 위한 룰이니 지켜주도록 하자.

 

차량에 대한 조작법을 미리 알아두고 가면 좋겠지만, 렌트는 언제나 복불복이다.
차량 모델을 예상할 수 없기에 사전 습득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오후 대여 후 근처에서 머물고 다음날 일정을 시작하거나, 3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어 차량 기능에 대한 습득 및 적응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실제로 후진 기어는 몇몇 차량은 당겨서 1단을 넣어야 하고, 몇몇은 아래로 누른채로 1단을 넣어야 하고, 어떤 차량은 버튼을 누르거나 쉽게 알아채기 힘든 터치 센서에 손을 대고 1단을 넣어야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크루즈 컨트롤 역시 대부분의 개념은 동일 하지만, 차량 마다 기능 이용법이나, 적용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숙지가 필요하다.

노르웨이는 대부분 80Km 속도 제한인 도로가 많다. 그리고, 70과 60도 많다.
마을이 가까워 지면 70으로, 본격적으로 마을에 진입하면 60 그리고 50이나 40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노르웨이 역시 과속 카메라 이전에 표지판으로 알리고, 카메라가 있으나 눈에 쉽게 띄는 타입은 아니다. 보통 다른 차량들도 80짜리 도로에서 85~90으로 잘 다니기에
괜한 분위기에 휩쓸려 카메라에 찍히기 쉽다.

한가지 더, 속도제한의 개념이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르다.
우리는 보통 80짜리 도로는 80으로 주행하기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80은 어디까지나 말그대로 최대 속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80짜리 도로에서 쭉 뻗어 가다가 갑작스레 코너가 나타나고, 그 코너가 심지어 왕복 1차선이여서 동시에 양쪽차량이 지나갈 수 없는 폭의 도로가 실제로 있다.넋 놓고 표지판 믿고 가다간 저멀리 가기 쉽다.

노르웨이에서 대여한 차량은 AutoPass 를 신경쓸 필요는 없다.
다른 나라 차량을 이용하려면 사전 등록 후 결제하거나, 곳곳의 결제 가능한 가게에서 정산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노르웨이에서 대여한 렌트카에는 장치가 되어있고, 추후 자동 정산 된다.
일종의 하이패스와 같은 시스템으로, 1회당 비용은 8~40 Kr 까지 다르다. 단지 한참을 가도 구경 못하는 구간이 있고, 10Km 도 안되는 구간에 두세번 결제 되는 구간도 있다.

 

그리고, 한국이 가장 안지키는 추월차선.

대부분이 1차선인 도로를 달리다 도시 근처 여러차선의 도로를 만나면 깜빡 하기 쉽다. 1차선은 추월시에만, 추월이 끝나면 바로 2차선으로 복귀하는 룰. 철저히 지켜줘야 한다. 단, 도시 내 차선지정이 있는 경우가 있다. 1차로는 일반차로, 2차로는 TAXI 라고 쓰여 있고 버스 마크가 그려져 있다. 이 경우 1차로로 통행해야 하고, 잘 모를 때는 분위기를 살피자.

그런 경우 2차선을 비워놓고 1차선으로 줄을 선다.

 

X-T1 (10mm, f/4, 1/950 sec, ISO800)

 

코스에 대한 기록.

Oslo airport – Honefoss – Gol – Flam (327Km)
E16 으로 Honefoss 까지 이동, 7번도로를 타고 Gol, 52번 도로와 다시 E16으로 이어지는 Flam 까지의 구간은 가볍게 여행을 워밍업 하기 좋은 구간이다.
입 벌어지는 만큼 풍경은 아니지만, 초반 부터 감탄하면 후반부 김새기 쉽기에 풍경도, 도로도 적당한 코스라고 생각 된다.
중간 중간 휴식할만한 공간도 충분하다.

Flam – Bergen – Flam (167Km + 216Km)
가는 길은 E16 번 도로를 이용하여 가장 짧은 코스로, Voss 근처의 풍경이 좋다.
같은 코스의 왕복은 지루할 터, 올 때는 7번 도로와 13번 도로를 지나는 Hardanger fjord를 지나 오는 코스가 조금 더 돌아오지만 썩 볼만하다.
중반 부 부터  Voss 로 다시 만나는 부분까지는 도로가 좁고 공사가 잦다.

Flam – Sogndal – Fossbergom – Geiranger (304Km)
좀더 짧은 경로가 있으나, 이쪽이 더 경치가 좋을것으로 판단하고 Laerdal에서 5번 도로 쪽으로 꺾어 페리를 한번 타고 Sogndal 에서 55번 도로를 타고 Fossbergom 까지 간다.
55번 도로의 선택은 손에 꼽히는 풍경이니, 놓치면 아쉽다.
이후 15번 도로를 타고 Geiranger 근처 Dalsniba 전망때 까지 올라갔다 63번 도로를 마저 타고 가지만 여유가 있다면 그전에 258번 도로로 빠져 돌아가는 코스도 생각해 볼만 하다.

Geiranger – Storfjord Hotel – Alesund – Storfjord Hotel (151Km)
63번 도로를 출발하여 Ornesvingen 전망을 보고 페리를 타고 건넌다음 650번 도로를 이용하여 호텔 까지 이동했다.
Alesund 근처의 도로들은 풍경은 괜찮아 보이지만, 특별한 만족감을 주는 포인트는 없다. 체크인 후 E136 도로로 Alesund 까지 왕복 하며, 시간이 허락한다면 658번 도로를 이용해 주변 섬들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Storfjord Hotel – Atlantic ocean road – Trondheim (107Km + 215Km)
E136, E39를 이어 타고 페리를 이용해 Molde로 간 다음 64번도로 의 Atlantic ocean road 를 들렀다 다시 내려와 279번으로 갈라져 70번, E39 를 이용해 Trondheim 까지 이동했다.
날씨가 좋으면 확실히 Atlantic ocean road 를 볼만 하다.
근처 풍광은 특별한 것은 없고, 평이 한 수준이다.

Trondheim – Hjerkinn – Tretten (307Km)
E6 도로로 내려가다가 Hjerkinn 에서 29번, 27번 도로를 타고 Rondane 국립공원을 지난다.
Rondane 국립공원은 초반엔 별 볼일 없어 보이다가, 중 후반부 넓은 고원 평야 풍경이 일품이다.
이어 E6번을 다시 타고 Tretten 까지.

Tretten – Oslo airport (171Km)
속도 제한이 90~110 으로 비교적 통행이 수월한 편이나, 차선은 역시 하나 이므로 크게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지만 공항에 다다르면 차선도 늘어나고 그만큼 볼거리도 줄어든다.
마지막날 에필로그 식의 주행거리로 적합하며, 좀더 아래쪽인 Lillehammer 에서 쉬는것도 괜찮다.
Lillehammer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어느정도 기반시설이 갖춰진 마을이다. 좀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Tretten 이 적당.

 

최종 이동 거리 2080Km

다시한번, 비슷한 일정으로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다면 1200 ~ 1600Km 정도로 줄일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달리던 차를 멈추고 그 경치를 만끽하고 싶었지만, 그날 그날 채워야 하는 할당량 때문에 그 욕심을 상당히 덜어 내야 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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